현우가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자고 했는데 눈떠보니 여덟시였다.
다들 자고있고 호스텔이 너무 조용하다. 그냥 더 잤다.
아홉시. 이젠 일어나야 할거 같아서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
호스텔 주인 방 안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아홉시 넘어서까지 자고 있다니..조식 안주나?
게다가 어제 샤워 후 보일러 끄고 자라고 해서 내가 껐는데..못켜겠다!
아마 성냥으로 수동으로 켜야할 듯 한데 아닐수도 있으니깐 시도는 못하겠고..
뜨거운물이 없으니 샤워도 못하겠고 그냥 소파에 멍때리고 앉아있었다.
십분쯤 지났나 누군가 들어온다. 빵을 사오는 폼이 왠지 어제 없었던 직원인듯 하다.
가서 보일러 켜달라고 하고 현우 깨우고 아침을 먹었다.
너무 편안한 분위기인거 같다.
난 왠지 여기가 마음에 든다. 어제 발파라이소 티켓 사면서 발디비아 버스도 오늘날짜로 같이 사버렸는데 만약 버스표를 안사놨다면 몇일 더 묵어버렸을 법한 곳이다.
그치만 난 지금 나가야겠군..
체크아웃 하고 나와서 무슨 시인의 집에 갔다. 론리에도 안나온 곳인데 여기 발파라이소에서 받은 관광지도엔 크게 나와있다.
난 영문학도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른다. 그치만 현우는 잘 아는듯!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유명한 사람이란다.
언덕길 빡시게 올라갔고 현우가 여러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찾았다. 거기서 일단 마떼도 마시고 휴식~
박물관은 유료라 안들어가고(3500페소)
그냥 집 마당같은 곳에서 쉬었다. 화장실도 무료라서 화장실도 가고..
근데 짐들 다 들고 언덕길 올라와서 그런지 넘 힘들어서 나도 현우도 그냥 산티아고 가고 싶은거다.
산티아고에서 발디비아 가는 버스는 저녁 9시 40분.. 아직 정오니까 한참 남긴 했는데..
와이프가 다행히 반대를 했다. 이왕 온거 비냐 델 마르 가줘야지~!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현우는 비냐델마르 가는 방법을 알아왔고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612번 버스, 430페소)
버스로 비냐델마르 가는 길도 바다가 계속 보이니 이뻤다.
우리는 꽃시계 있는 곳에서 내렸고 썰렁한 겨울 바다를 구경했다. 생각보다 바람이 불어선지 좀 추웠다.
여기도 펠리칸들 많이 있었는데 이제 많이 보니 새롭진 않다. 게다가 날씨가 좀 흐려서 별로다. 날씨가 좋았으면 이뻤을듯!
근데 배가 고픈데 만만한 가격의 식당이 없다. 아마 우리가 못찾은걸수도 있는데..
맥도날드 봤을때 맥도날드 갈껄 괜히 더 돌아다니느라고 힘만 빠진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부자동네만 나온다.
여기 살면 좋겠다 이런 생각만 하고..그러다 결국 다시 발파라이소로 돌아오는 버스 탑승!
발파라이소 터미널 근처 어딘가에 중국식당을 본거 같아서 괜히 더 싸돌아다니다가 더 지쳐서 포기하고 아무대나 가자 해서 어떤 골목에 들어가보니 2000페소짜리 식사가 있다.
현우도 무슨 요리인지 몰라서 들어가서 물어보고 그랬다. 결과는 괜찮았다.
야채샐러드랑 스프랑 무슨 덮밥이었는데 맛있었다. 고생했지만 저렴하게 식사 완료.
게다가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더니 어느덧 네시가 넘었다. 굿
버스터미널 가서 4시 55분 버스로 산티아고로 돌아갔고 버스에서 기절.
산티아고 도착 후 터미널 근처 마트에서 과일과 과자좀 산 뒤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먹었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하나에 650페소 프로모션이 있어서 이 햄버거 두개씩 먹었다. 그래도 1300페소다.
그리고 어제 남았던 맥주캔이 있어서 그걸 마셨더니..크~ 맛있다.
이걸 들고다녔더니 힘이 다 빠졌나보다. 게다가 어제 해물파전 하느라 남은 재료들 밀가루 양파 간장 등등
가방 도난당하고 짐이 가벼워진게 엊그제 같은데 왜이렇게 다시 짐이 늘었나 모르겠다.
어느덧 버스시간이 되서 버스를 탔다. 풀만 버스! 산티아고-발디비아 13000페소.
나 산티아고 왔을땐 12000까지 봤었는데.. 그래도 아저씨가 싸게 해준다고 해준거다. 칠레는 버스 자리를 꽉 채워서 가지 않는다.
다시말해 페루나 볼리비아처럼 출발직전에 표를 산다고 해서 가격이 다운되는게 아닌듯 하다.
그래도 돌아다니다 보면 싼 가격으로 파는곳이 있으니 발품을 팔아볼 것.
버스에서 밤 열시쯤 됐는데 먹을걸 준다. 예상 못했는데?
이건 내일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바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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