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을 떴는데 6시 40분이었다. 6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놨는데 왜 못듣고 지금 눈이 떠질까?
후딱 일어나서 준비했다. 씻지도 않고 가방 싸서 나왔다.
현우는 8시 버스인데 고맙게도 같이 나와줬다.
다행히 숙소가 터미널 근처라서 3~4분 걸으니 도착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움직이는건 괴롭다. 날씨도 춥고..
괜히 7시 15분 버스로 했나 싶었다. 원래 8시 버스 타려고 했는데 버스회사 직원이 혹시 늦으면 안되니 7시15분 버스를 추천하는 바람에..
어쨋든 현우와는 잠시 이별이고 우린 오소르노행 버스를 탔다.
현우는 나중에 어짜피 버스로 올라오며 바릴로체를 들를거라고 했다.
그렇게 우린 한시간 반 만에 오소르노에 와버렸고
아홉시도 안된 시간이라 한시간 반 이상 터미널에 앉아 있어야만 했다. 으르릉~
그냥 8시꺼 탔으면 몇분이라도 더 잤을텐데!
바릴로체 가는 버스는 오소르노에서 많은 듯 하다. Andesmar 버스는 날마다 있고 via bariloche 등 다른 회사도 많다.
가격은 13000페소로 발디비아나 여기나 동일함. 다른 회사는 더 비싼것두 있음.
10시 15분 버스인데 20분 이상 늦어져서 출발했다. 오소르노 터미널 바로 옆에 lider라는 대형마트가 있어서 샌드위치라도 사올까 했는데 귀찮아서 안샀다.
점심은 그냥 과자 먹으며 때워야겠다 했는데.. 버스에서 샌드위치를 줬다. 예상못했는데 이것도?
단순한 햄치즈 샌드위치인데 한국 편의점에서 파는거랑 모양이 같다. 중국이나 한국처럼 보이는 부분만 햄치즈 있을 줄 알았는데 식빵 가득 햄 치즈다.
게다가 치즈 맛이 넘 좋아서 맛이 넘 괜찮았다. 아무 소스도 없었는데 말이다.
칠레 출국 할 때 또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북한이냐 남한이냐 묻고..
나라 적을때 south를 붙여야 하나보다. 와이프는 south korea라고 적었더니 금방 끝났다는데 난 그냥 korea 적었음.
이것들이 그 다음사람이 똑같은 여권 줬으면 탁 하고 알아야지 자꾸 캐묻는다.
수염 길러서 북한사람 같아 보여 그럴 수도 있겠다.
버스 타고 보니 웃긴게 나는 여권과 출국신고서에 도장 두개 찍었는데 와이프는 여권에만 찍어줬다. 뭐지?
다른사람들 보니 와이프에게 도장 찍어준걸 깜박한 듯.
이것도 괜히 불안하고 그리고 버스는 출발한지 몇십분이 지났는데 아르헨 입국심사 하는곳은 어디 있는건지 혹시 아까 그곳에서 했어야 하는건 아닐까? 별생각이 다 든다.
근데 괜한 걱정이었음. 칠레~아르헨 국경 엄청 떨어져 있다. 산 하나를 넘어야 함.
아르헨 국경에서 쿨하게 생긴 아저씨 도장 꽝꽝 찍어주시고
와이프 신고서에 칠레 출국도장 없어도 암말 안하고 꽝!
좀 이상하고 허술하다.
어쨋든 우린 그렇게 버스를 타고 더 달렸고
너무 빨리 국경을 넘은건지 어딘가에서 30분간 쉬기도 하고 직원들 밥도 사먹고
창밖에 기가막힌 설산과 호수 풍경도 보며 감탄도 하고
그렇게 어느덧 바릴로체에 도착을 했다.
바릴로체 터미널엔 영어 가능한 인포메이션 직원이 있어서 대형 지도도 받고, 라데항공 위치도 물어보고, 몬뜨가는 버스회사도 몰어보고 시내나가는 버스 어떻게 타는지도 물어봤다.
몬뜨가는 버스는 젤 싼 회사가 bus norte였다. 100페소.
날마다 아침 8시에 있고, 오후 1시에 가는것도 있는데 이 시간은 일주일에 2번인가 3번인가.. 화 목 토? 확실치 않다.
어쨋든 우리가 돌아갈 날엔(수요일) 오후 1시버스가 없어서 그냥 아침 8시 버스로 구매했다.
다른 버스회사도 있는데 130페소 이상.
그리고 시내버스를 타고 센트럴로 나가는데 버스비는 7페소.
현금승차는 안되니 터미널 내에 있는 부스에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3 de mayo 버스
마요를 마쇼라고 하는 인포메이션 직원 발음을 듣자 여기가 아르헨이구나 실감했다.
버스는 의외로 자주 없음. 좀 오래 기다렸다가 탔다.
시내 도착 후 우린 수많은 한국인이 극찬한 1004 호스텔로 갔고,
여기는 우리가 간 호스텔 중 최고라고 할 정도로 전망, 분위기,주방상태 모두 좋았다.
사실 더 싼 호스텔이 있다고 들어서 고민이었는데,
현재 극성수기는 아닌지 70페소라고 했고, 사람 아무도 없는 3인도미에 넣어줬다. 3인도미는 원래75페소임
그래서 우린 예상했던 바릴로체 일정 모든 숙박을 여기서 하자고 생각해서 3박 콜 때렸다.
게다가 우리 짐을 보며 왜 짐이 이거밖에 없냐 궁금해하자 우리는 배낭 도난 이야기를 해줬고,
3박 총 420페소인데 불쌍했던지 400페소에 해줬다. 깍아달라고도 안했는데..
결국 우린 거의 프라이빗 룸에 묵었고, 내 지금까지 살며 최고 전망좋은 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넓은 주방!
너무 완벽한 숙소였다.
바릴로체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여기에만 있었던 거 같다.
그래도 창밖 풍경은 날마다 다른 풍경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다시 가고 싶다 바릴로체!
어쨋든 우린 근처 마트로 가서 소고기를 샀고
불고기덮밥을 해먹었다. 쿠스코 사랑채보다 맛있는 불고기 덮밥!
불고기 만들기엔 너무 고기 질이 좋다. 고기에게 미안할 정도
그리고 와이프 요리실력이 자꾸 늘어간다. 만세~
와인도 샀는데 역시 아르헨티나가 정말 싸다. 한화로 1500원도 안한다.
물론 젤 싸구려 와인이다. 그치만 우린 와인 맛을 볼줄 모르니 그냥 먹음.
저녁 먹는곳도 분위기나 전망이 웬만한 고급 레스토랑보다 낫다.
와이프도 바릴로체 넘 좋다고 난리고..
여기서 푹 쉬어야겠다 칠레 돌아갈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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