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꿈을 꿨는데 배낭 찾는 꿈을 꿨다.
누군가 배낭을 매고 가는걸 발견하여 내가 그놈에게 드롭킥을 하거나, 배낭이 쓰레기더미에 버려져서 줍는 꿈이었다.
어제 제대로 충격 먹었나 보다.
와이프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소리가 힝 배낭안에 ㅇㅇ있었는데! 였다. 나도 알파카 인형~을 외침.
한국으로 돌아갈까도 고민했는데 오기로라도 여행을 정상적으로 마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얼릉 재정비를 해야한다.
일단 체크아웃 하고 와이파이가 되는 호스텔로 가기로 했다.
밖에 나오니 경찰복 입은 사람들이 행진을 했다. 아이페루 가서 물어보니 오늘이 경찰의날 비슷한거였다.
행사가 크진 않았다. 그냥 그거 뿐이었던거 같다.
메르까도 센트럴에 가서 속옷도 사고 샴푸도 샀다. 사면서도 우리 신세가..참 그렇다.
목말라서 약간 큰 수퍼에 제로콜라 사러 갔는데 거기서 새우깡과 양파링 발견!
과자 하나에 이천원이 넘네.. 근데 넘 반가워서 새우깡 하나 샀다
수퍼마켓 나오면서 보니 근처에 별 두개짜리 호스텔이 보인다.
와이파이도 되고 엄청 깔끔하면서 더블룸 60솔.
공유기를 층마다 많이 놔뒀다. 방에서도 빵빵하게 터진다.
바로 체크인!
와이파이 되자 우리 여행자보험을 확인 해봤다. 난 사실 휴대폰만 보상해주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휴대품 이었다.
난 왜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을까? ㅎㅎ
일단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도라도 해보는게 좋겠다 싶어서 점심 이후로는 경찰서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길에 한 쇼핑몰 발견해서 와이프 후드티와 신발을 구입!
아디다스 신발인데 싸다. 내 짝퉁신발과 별 차이가 없다. 배아프다
후드도 푸마 정품으로 샀다. 이뻐서
그리고 아이페루에 경찰서 물어봐서 찾아갔다. 가서 도난증명서 끊으러 왔다고 하니 관광경찰들에게 보낸다.
관광경찰들은 여경들만 있었고 거기서 친절하게 우리 얘기를 들어줬다. 물론 구글 번역기로!
결론은 도난 증명서는 자기들은 발급해줄 수 없고 아까 왔던 경찰서에 가야 한다는 것!
어쨋든 우리는 우리 상황과 분실물들을 최대한 영어로 썼고 그걸 구글번역 한 다음, 그분들이 문법에 맞게 편집을 해서 출력을 했다.
그리고 그나마 영어 단어 좀 아는 여자경찰분이 우리와 함께 경찰서에 같이 가줬다.
같이가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오래 시간 지체되다가 진술서 작성.
모르겠다 짬이 안되는건지.. 여경분이 직접 손으로 작성한다.
추가로 더 자세한 상황과 도둑의 인상착의, 무슨옷을 입었는지, 피부색은 뭔지까지 우리에게 물었고 그걸 손으로 다 작성 해 줬다.
그렇게 A4용지 가득 작성했고 사실관계 확인때문이었나? 아님 뭔지 모르겠다. 어쨋든 한시간 후에 오란다. 오늘 해주긴 해주려나보다.
여경분은 다시 자기 일하는 관광경찰 사무소로 갔다. 넘 고생했다 이분은.
한시간의 시간이 남아서 내 옷도 사고 중국집에 밥먹으러 갔다.
따끄나 아르마스광장 근처에 있는 치파 상하이 중국집은 진짜 중국인들이 일을 하고 있었고, 볶음면이나 볶음밥도 다른곳보다 꽤 맛있었다. 뿌노도 중국인 가게 있었는데 거긴 정말 별로였음
다시 경찰서를 가니 우릴 어떤 방에 안내 해 줬고
거긴 진짜 형사같아보이는 아저씨가 있었다.
친절하긴 한데.. 막무가내다 에스빠뇰~! 듣기가 안돼~
어떻게 아는 영어 단어가 하나도 없으실까? 흑흑.. 난 멘붕 상태다
와이프가 그나마 정신차리고 에스빠뇰 아는 단어 내뱉어 준다.
아저씨도 우릴 왜 불렀는진 모르겠다. 아마 더 자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겠지? 그치만 우리랑 대화좀 해보니 그냥 원하는거 줘서 보내기로 결심한 듯.
근데 볼리비아랑 달리 아까 그 여경이 쓴 종이를 복사한 뒤 도장찍고 싸인해서 준다. 원본이 있어야 할꺼라고 하니 도장,싸인 있으니 괜찮댄다.
모르겠다 일단 이걸로 시도 해봐야지.
경찰서 나오니 밤이다! 후아...왠지 긴 하루.
그다음은 더 늦어지기 전에 다시 쇼핑이다!
지도에 나온 쇼핑센터에 가보기로 했다. 근처 쇼핑몰 말고 걸어서 십분이상 가는 곳이었다.
가보니 여기도 엄청 크다. 근데 다들 문닫고 있다.
얼릉 둘러보기만 했다. 백팩도 다시 사려고 봤는데 생각보다 싸다. 근데 싼 대신 질도 엄청 떨어진다. 아 그지같다.
그리고 신발파는 가게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는데 여기 뉴발도 있고 넘 이쁜게 많다! 게다가 가격도 싸고! 뉴발 오만원대
둘다 울었다. 여기서 신발 살껄~
내가 더 억울하다. 와이프는 그래도 정품이다.
내일 여기서 쇼핑을 하리라 마음 먹으며 숙소로 향했다.
가다가 어떤 교회 발견..근데 뒷문 열려서 봤더니 결혼식이다
와이프 엄청 좋아한다. 구경하고 가잔다.
결혼 해봤으면서 아직 결혼식 환상이 있나부다
나도 다른나라 결혼식 궁금해서 밖에서 구경하기로 했다.
결혼식은 그냥 교회 예배랑 똑같고, 아오 엄청 길다. 목사님 설교 길어지는듯.
아마 한국 교회에서 하는거랑 같을꺼다. 가본적 있는거같다. 예배순서랑 똑같던 기억이..
오래 기다렸는데 다행히 다른점은 있었다. 하객들 전부 교회밖에서 기다린다.
그리고 신랑신부가 교회 밖으로 나서면! 그때부터 경건한 분위기는 끝.
꽃잎 뿌리는 축하는 기본, 사탕을 신랑신부 면상에 던졌다. 모르겠다 좋은 뜻일거다.
그리고 멕시코삘 옷입은 사람들이 연주도 하고,
신랑신부는 모든 하객과 볼키스를 했다.
둘이 춤도 춘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이에서 축하를 받으며!
그리고 교회앞에서 대기하던 스타렉스 웨딩카에 신랑신부 가족들 다 타고 가더라. 비상등 켜고 경적을 울리며~
신기한 볼거리였다. 웨딩포토 촬영하던 아저씨는 우리가 더 신기했겠지
그래서 우리 사진도 찍혔다. 나중에 그 부부는 우리사진 보며 누구지 할꺼다.
둘이 볼리비아에서 산 이상한 옷 입고 있었는데.. 하필 가방 없어질 때 그 옷을 입고 있었을까?
숙소 돌아와서 쉬었다. 양파링도 하나 더 사먹었고!
따끄나 생각보다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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