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가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자고 했는데 눈떠보니 여덟시였다.
다들 자고있고 호스텔이 너무 조용하다. 그냥 더 잤다.
아홉시. 이젠 일어나야 할거 같아서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
호스텔 주인 방 안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아홉시 넘어서까지 자고 있다니..조식 안주나?
게다가 어제 샤워 후 보일러 끄고 자라고 해서 내가 껐는데..못켜겠다!
아마 성냥으로 수동으로 켜야할 듯 한데 아닐수도 있으니깐 시도는 못하겠고..
뜨거운물이 없으니 샤워도 못하겠고 그냥 소파에 멍때리고 앉아있었다.
십분쯤 지났나 누군가 들어온다. 빵을 사오는 폼이 왠지 어제 없었던 직원인듯 하다.
가서 보일러 켜달라고 하고 현우 깨우고 아침을 먹었다.
너무 편안한 분위기인거 같다.
난 왠지 여기가 마음에 든다. 어제 발파라이소 티켓 사면서 발디비아 버스도 오늘날짜로 같이 사버렸는데 만약 버스표를 안사놨다면 몇일 더 묵어버렸을 법한 곳이다.
그치만 난 지금 나가야겠군..
체크아웃 하고 나와서 무슨 시인의 집에 갔다. 론리에도 안나온 곳인데 여기 발파라이소에서 받은 관광지도엔 크게 나와있다.
난 영문학도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른다. 그치만 현우는 잘 아는듯!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유명한 사람이란다.
언덕길 빡시게 올라갔고 현우가 여러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찾았다. 거기서 일단 마떼도 마시고 휴식~
박물관은 유료라 안들어가고(3500페소)
그냥 집 마당같은 곳에서 쉬었다. 화장실도 무료라서 화장실도 가고..
근데 짐들 다 들고 언덕길 올라와서 그런지 넘 힘들어서 나도 현우도 그냥 산티아고 가고 싶은거다.
산티아고에서 발디비아 가는 버스는 저녁 9시 40분.. 아직 정오니까 한참 남긴 했는데..
와이프가 다행히 반대를 했다. 이왕 온거 비냐 델 마르 가줘야지~!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현우는 비냐델마르 가는 방법을 알아왔고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612번 버스, 430페소)
버스로 비냐델마르 가는 길도 바다가 계속 보이니 이뻤다.
우리는 꽃시계 있는 곳에서 내렸고 썰렁한 겨울 바다를 구경했다. 생각보다 바람이 불어선지 좀 추웠다.
여기도 펠리칸들 많이 있었는데 이제 많이 보니 새롭진 않다. 게다가 날씨가 좀 흐려서 별로다. 날씨가 좋았으면 이뻤을듯!
근데 배가 고픈데 만만한 가격의 식당이 없다. 아마 우리가 못찾은걸수도 있는데..
맥도날드 봤을때 맥도날드 갈껄 괜히 더 돌아다니느라고 힘만 빠진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부자동네만 나온다.
여기 살면 좋겠다 이런 생각만 하고..그러다 결국 다시 발파라이소로 돌아오는 버스 탑승!
발파라이소 터미널 근처 어딘가에 중국식당을 본거 같아서 괜히 더 싸돌아다니다가 더 지쳐서 포기하고 아무대나 가자 해서 어떤 골목에 들어가보니 2000페소짜리 식사가 있다.
현우도 무슨 요리인지 몰라서 들어가서 물어보고 그랬다. 결과는 괜찮았다.
야채샐러드랑 스프랑 무슨 덮밥이었는데 맛있었다. 고생했지만 저렴하게 식사 완료.
게다가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더니 어느덧 네시가 넘었다. 굿
버스터미널 가서 4시 55분 버스로 산티아고로 돌아갔고 버스에서 기절.
산티아고 도착 후 터미널 근처 마트에서 과일과 과자좀 산 뒤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먹었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하나에 650페소 프로모션이 있어서 이 햄버거 두개씩 먹었다. 그래도 1300페소다.
그리고 어제 남았던 맥주캔이 있어서 그걸 마셨더니..크~ 맛있다.
이걸 들고다녔더니 힘이 다 빠졌나보다. 게다가 어제 해물파전 하느라 남은 재료들 밀가루 양파 간장 등등
가방 도난당하고 짐이 가벼워진게 엊그제 같은데 왜이렇게 다시 짐이 늘었나 모르겠다.
어느덧 버스시간이 되서 버스를 탔다. 풀만 버스! 산티아고-발디비아 13000페소.
나 산티아고 왔을땐 12000까지 봤었는데.. 그래도 아저씨가 싸게 해준다고 해준거다. 칠레는 버스 자리를 꽉 채워서 가지 않는다.
다시말해 페루나 볼리비아처럼 출발직전에 표를 산다고 해서 가격이 다운되는게 아닌듯 하다.
그래도 돌아다니다 보면 싼 가격으로 파는곳이 있으니 발품을 팔아볼 것.
버스에서 밤 열시쯤 됐는데 먹을걸 준다. 예상 못했는데?
이건 내일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바로 잠을 청했다.
오늘은 발파라이소 가는 날,
사실 1박을 할지 안할지 고민이었는데 현우가 1박한대서 같이 1박하기로 정했다.
아침에 체크아웃.. 근데 나 체크인 할땐 주인인 까를로스가 1박 6000페소에 해준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는 어째 계속 잘 안보인다. 오늘도 여직원이 있음
금액을 7500페소로 다르게 불러서 당황하였으나 현우가 6000페소에 주기로 했다고 스페인어로 이야기 해줬다.
그래서 금방 해결..
버스터미널에서도 얼마에요 몇시에있어요만 묻던 우리였는데
현우의 이런저런 고급 회화로 티켓 구매가 한결 쉬워졌다.
갑자기 여행이 편해지니 적응 안된다 ㅋㅋ
발파라이소 가는 버스를 콘도르사 버스 왕복권으로 구매. 4100페소
현우는 마떼를 즐겨마셨는데 그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안그래도 궁금한거 많았었는데 이런저런거 많이 물어봤다.
마떼 돌려먹기도 하고, 맛이 괜찮다. 한국가면 꼭 사가야겠다고 생각.
발파라이소에 도착했는데 우리가 인터넷 검색으로 6500페소에 알아논 호스텔에 가니 9000페소였다. 언제적 정보를 찾아논걸까?
이때부터 우리의 대 장정 시작.
엄청 걸었다. 이상하게 호스텔이 잘 안보이고 보이는 호스텔은 만페소 이상으로 비싸다.
결국 호스텔 찾기 포기하고 일단 점심식사.
점심은 산티아고에서도 만날 먹던 핫도그다.
핫도그 두개에 주스 셋트인데 1390페소쯤 했을꺼다.
근데 핫도그 한개 반쯤 먹으니 질린다. 배도 엄청 부르고..
그리고 이런곳도 팁이 있었다. 모든 현지인들이 나가면서 팁을 주고 나가길래 우리도 줬다.
점심 먹다가 우연히 산티아고 호스텔에서 가져온 호스텔 팜플릿이 생각이 났고 그곳이 근처라서 가보기로 했다.
갔더니 주인도 없고..근데 분위기는 남미사랑이랑 비슷하고 주방도 괜찮다.
여기서 넘 피곤해서 쉬면서 기다렸다.
여기 묵고있는 영국인에게 물어보니 6천페소랜다. 가격이 괜찮은거 같아서 주인을 계속 기다렸다.
결국 주인 만나서 체크인.
서둘러 나가서 근처 돌아다녔다. 항구가 보여서 참 이쁜 도시다. 길거리에 벽화도 참 많다.
근데 오르막길이 엄청 많음
콘셉시온이라고 언덕에 기차레일 있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탈거리가 있는데 유명한거는 300페소.
우린 길이 달라서 다른거 탔는데 그건 100페소 했다.
현우는 자석도 사고 엽서도 사고..
우린 왜 저런 기념품 모으기를 안했을까? 부피도 작고 좋다.
아까 버스타고 발파라이소 오며 오늘 저녁 만들어먹을거 생각했는데, 와이프가 해물파전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그래서 숙소근처 마트에 가서 밀가루도 사고 냉동조개도 샀다.
생각해 보니 바다라서 해물파전 하기로 한건데 그냥 마트에서 해물 샀음..
어쨋든 숙소 돌아와서 와이프는 해물파전을 만들었고
그저께 짜파게티를 만든 사람과 동일 인물인지 의심갈 정도로 상당한 퀄리티의 파전을 완성시켰다.
우리들 감동받으며 먹었다.
심지어 지나가던 영국인들 밥먹고 왔다는데 맛보더니 맛있다고 자리에 앉음.
호스텔 주인에게도 주니 좋아함. 스카이프로 여친이랑 영상통화하면서 자랑하며 먹음.
배터지게 먹은듯 하다. 이날 마트에서 맥주캔 세일을 해서 캔 12개를 사왔는데..
파전도 너무 많아서 다 못마셨다.
근데 칠레는 캔맥주가 싸다! 12캔 해서 한화로 6500원 정도 했다.
물론 행사가격이긴 하지만.. 마트에서 싼거는 한캔에 300페소(750원) 내외로 찾을 수 있다.
신나게 먹으며 이야기 하다보니 또 자정이 넘었다.
현우라는 친구와 이제 이틀밤짼데 이틀 연속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있다니..
한국인 오랜만에 봐서 그런듯..
그래서 맥주 남기고 서둘러 잤다. 내일은 비냐 델 마르에 갈 예정이다.
호스텔이 왠지 조용한 느낌이다. 아침식사 할때도 거의 우리 뿐.
오늘은 파타고니아쪽 가는 항공권 구매가 목표다.
아침먹고 스카이에어라인을 갔다. 스카이에어라인 홈페이지로는 결제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소문을 들어서 시도도 안해보고 그냥 직접 사무실 방문.
근데 홈피에선 130달러인데 162달러라고 하는거다.
왜그러냐 물어보니 자기들도 에이전시라 수수료가 있다나?
좀 빡쳐서 결제 안하고 나왔다. 생각 해보고 온다고 하니 나중엔 그것도 가격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한마디 해준다. 직원이 좀 말하는걸 기분나쁘게 함
옆에 란항공 갔더니 거기 아저씨는 이것저것 검색해보더니 편도는 얼마얼마인데 왕복으로 끊는게 싸다며 내가 인터넷으로 알아본 가격보다 더 싼 금액을 제시했다. 고맙다고 하고 나왔다.
그치만 란항공보다 스카이에어라인이 싸긴 싸므로 점심먹고 나서 호스텔 컴퓨터로 결제를 시도 해보기로 했다.
점심은 너구리다. 난 초등학교 이후 너구리를 먹어본적이 없어서 다시 와이프에게 너구리를 맡겼다. 와이프는 너구리 매니아인듯 했다.
결과는.. 흑흑...
인도에서 라면 시켰을 때 국물없이 볶음면 스타일로 준것과 비슷했다. 차마 맛없다는 말은 못하고.. 근데 내 표정이 읽혔나보다. 또 삐짐.
와이프 더 삐지기 전에 난 서둘러 컴퓨터로 항공권 결제에 매달렸고 페이팔 가입 및 승인절차까지 다 마무리 짓고 나서 결국 결제에 성공했다. 인당 130달러,택스포함. 몬트에서 아레나스.
그리고 외출 후 어제 다 못했던 워킹투어 코스를 정말로 걷기만 했고,
저녁은 귀찮아서 마트에서 거대한 크림빵을 사왔다. 가격이 1500페소밖에 안했다.
이 크림빵은 둘이서 다 못 먹을정도로 거대했고 배불러서 힘들때 쯤,
몇일전부터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했던 현우라는 친구가 호스텔에 도착했다.
멘도사에서 넘어오느라 저녁에 도착한 것이다.
그래서 바로 우리가 남긴 빵을 먹였고, 바로 이야기가 시작됐다.
현우는 내가 지금까지 본 한국인 중에 가장 유창한 스페인어를 구사했는데, 중등교육을 콜롬비아에서 마쳤댄다.
그리고 대학교는 한국에서.. 그러다 다시 브라질 교환학생..그리고 지금은 여행중이다.
일단 우리는 파타고니아까지 같이 동행하기로 했다.
일정은 조금 달랐으나 우리가 바릴로체 다녀오고 몬트에서 비행기 탈 때쯤 잠시 몇일 떨어졌다 밑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고
밑에서 일정은 현우가 양보하여 우리 일정에 따라가기로 했다.
원래 우린 칼라파테에 먼저 갔다가 우수아이아를 가려고 했고, 현우는 우수아이아 먼저였는데
쿨하게 칼라파테 먼저 가기로 한것이다. 넘 고맙다.
어쨋든 페루 쿠스코 이후 처음 만난 한국인이라 넘 반가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맥주도 좀 더 사다가 마시고 맛없는 디아블로 와인도 먹었다.
어쩌다 보니 새벽까지 마시고 있다. 현우는 나때문에 씻지도 못하고 쓰러져 잠들었다. 나도 거의 기절..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했다. 슬리퍼가 없어서 샤워실에 운동화를 신고 갔다. 수건도 없다. 얼릉 쪼리 하나 사야 할텐데!
아침 조식은 식빵 두개 그리고 햄, 치즈 하나씩. 커피나 차 그리고 과일이나 요거트를 먹을 수 있었다. 부실한듯 하지만 무난한 조식
오늘의 목표는 론리에 나온 워킹투어 코스 걷기, 그리고 메르까도 가서 해물탕 먹어보기, 한국 마트 가기다.
아침에 서둘러 나갈 준비 후 출발~
일단 워킹투어는 그닥 볼건 없다. 커피숍이나 식당도 나와있고 그러므로 우린 그냥 코스대로 걸으면서 쇼핑이나 하기로 했다.
가는길에 가게에서 와이프 청바지 구경하고 입어봤다. 역시 칠레 옷값은 우리나라보다 싸다. 7000페소짜리 하나 점찍어뒀다.
또 기념품샵들 모여있는 곳도 있어서 구경! 페루에서 봄직한 물건들 칠레에도 역시 존재했다. 물론 가격이 1.5~2배 하는 듯
우린 향초꽂이 하나 구매.
그리고 어딘가로 올라가는 코스가 있었다. 산티아고 전경이 그나마 보이는 곳인데 전혀 감흥이 오지 않았다.
그냥 서울 한 사무실 옥상에서 바라보는 회색 도시 풍경 느낌이다.
이쯤 해서 다리가 아파왔다. 배도 고프다. 우린 바로 워킹투어 멈추고 메르까도로 향했다.
시장은 우리나라 시장과 비슷했다. 생선 많이 팔아서 그러나? 특별한건 없고 생선을 오랜만에 보니 신기한 정도다.
해물탕은 어디서 먹나 했는데 시장 안에 식당이 모여 있었다. 어울리지 않게 좋아보이는 레스토랑도 많았다.
보통 해물탕은 3000페소 이상 하는거 같았다. 분위기 좋아보이는 레스토랑도 3200페소 하길래 같은 가격에 좋아보이는곳에서 먹기로 했다.
맛은..그냥 그랬다. 고수풀 왕창 넣어줌
팁을 얼마정도 줄까 고민도 했는데 그럴거 없이 팁 포함 계산서를 줬다.
다 먹고 한식당 근처로 가보기로 했다. 밥은 못먹어도 문밖에서 구경이나 해야겠다
가는길에 아씨마트라는 한국마트가 있어서 들어가보니 입이 딱 벌어졌다. 여긴 천국이구낭!
다 사고싶지만 참고 참아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그리고 김을 샀다.
김밥도 있었는데 김밥이 통통한게 넘 맛있어 보였다. 그치만 김밥을 2500페소나 내고 먹긴 좀 그래서 충동 억제.
라면도 하나에 800페소나 했다.
그리고 근처에 한국인이 많이 사는지 한국물건 파는 잡화점도 있어서 들어가서 구경했다.
경덕이가 가져왔던 윷놀이 공기놀이 제기 전부 다 있었다. 삼선 슬리퍼도 있었다.
우린 지퍼팩만 일단 구매했다. 아저씨랑 인사도 하고 가방 도둑맞은 이야기도 하자 칠레는 그렇지 않을거라고 위로해 주심.
지퍼팩도 그냥 가져가려면 가져가라고 했는데 돈은 안잃어버렸어요 하고 드리고 나왔다.
그리고 오는길에 마트에서 칠레에서 유명하다는 casillero del diablo 와인을 샀다. 만원 정도인데 여기 와인코너에 있는 와인중엔 비싼 편이다.
와인따개도 새로 샀는데 길거리에서 천페소밖에 안했다. 와인따개, 병따개에 칼도 들어있는 만능 따개다 굿~
숙소에 와서 저녁으론 짜파게티를 먹었다. 와이프님이 짜파게티를 끓였는데 좀 망침.
나는 라면중에 짜장라면을 좋아해서 짜장라면을 주로 먹는데 짜장라면 매니아적인 관점에서 기대보다는 못했다.
물이 너무 버려서 완전 뻑뻑하게 됐다. 이걸 지적했더니 마눌님 삐짐.
사실 당장 뛰쳐나가 짜파게티 다시 사오고 싶었으나 그냥 짜장맛 떡이구나 생각하고 먹었다. 다음부터 짜장라면은 내가 끓이기로 했다.
그리고 와인 맛좀 보려고 새로 산 와인따개로 와인들 따려고 했는데 퍽 하더니 와인따개가 분리되었다.
엄청 빡쳤다 몇시간전에 산건데..
다시 고치려고 개고생을 하다가 안되서 그냥 새로산 와인따개는 버리고 호스텔에 비치된 와인따개 사용..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린 와인 맛일 잘 몰라서..
아르헨티나에서 먹었던 7페소짜리나 이거나 똑같은것 같다.
6인도미인데 사람들이 다 나가고 우리 부부와 스위스 여자애 한명 있었는데 이 여자애가 오늘이 마지막 여행이라고 술마시러 나간댄다.
덕분에 6인도미에서 우리만 오붓하게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창밖에 사막 풍경이 보인다. 아따까마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부터 계속 사막이다. 으익 질인다 질려
버스회사 직원은 아침 과자를 주더니 영화를 계속 튼다. 은근히 영화 선정을 잘하는 듯 하다.
올해에 여행하며 다녔더니 dvd로 틀어주는 영화들 중에 못본게 많다. 50/50, 헝거게임 등등..
영화보고, 또 점심 과자를 준다. 네번째 식사다. 먹을건 은근 잘주는듯. 아무리 긴 시간의 버스라지만 밥을 잘 주니 버틸만 하다.
저녁 7시 도착 예정인데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좀 차가 밀려서 8시가 되어 도착했다.
결국 우린 30시간이나 버스를 탄 셈이다. 대박이다. 최고 시간 갱신!
터미널에 내려서 지도도 얻고 뿌에르토 몬뜨 가는 버스 가격도 알아봤다.
바릴로체로 바로가는 andesmar 회사가 있다던데 문이 닫혀있어서 가격을 물어볼 순 없었다.
칠레 버스회사마다 버스 가격을 적어논게 많았는데 대체 무슨 가격인지 모르겠다. 실제 버스 가격은 그 가격보다 훨씬 싸다.
게다가 컴퓨터에 뜨는 가격에서 얼마까지 더 할인 해준다고 한다.
우린 이날 뿌에르또 몬뜨 버스 최저가가 12000페소임을 확인한 후,
아르마스 광장으로 향했다. 지하철이 있어서 지하철 타러!
볼리비아와 페루에 있다가 오니 지하철에 너무 당황했다. 티켓을 샀는데 서울,부산 지하철 1회권과 같은 모양이다.
근데 넣는 법을 몰라서 직원 아저씨에게 어떻게 넣냐고 물어봤다. 넘 쪽팔리다 그 사람들은 어디 시골 나라에서 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지하철 타고 아르마스 광장 역까지 환승해서 갈 수도 있지만 환승하기 귀찮아서 그냥 아르마스 광장과 그나마 가까운 universidad de chile 역까지 갔고, 내려서 광장까지 걸었다.
가는길에 또 에피소드 하나,
어떤 사람들이 동양인인 우릴 보더니 말을 걸었다. 보아하니 한명은 카메라맨, 한명은 리포터다.
에스빠뇰 몰라요 라고 했는데도 리포터 아저씨가 짧은 영어로 우릴 붙잡는다.
아이패드를 꺼내서 동영상을 보여줬다. 여기서 문명쇼크1.
난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본 적이 없다. 얇은게 화면도 크고 좋구나
문명쇼크2,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였다. 처음 봤다. 이게 그 유명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구나~
아저씨가 두유노 디스 송? 이랬는데 안다고 해버렸더니,
캔유댄스~?를 연발했다. 난 근데 진짜 몰라.
난 지금도 모르겠다. 뮤직비디오 10초만 보여줘서..
우연히 산티아고 시내에서 만난 한국인이 싸이의 말춤을 춰줬으면 대박 인터뷰 건졌겠지
미안 난 정말 몰랐다. 노래도 못들어봤다.
어쨋든 싸이가 유명하긴 유명해졌구나 신기함,
그리고 캔유댄스를 외치는 리포터에게 대한 미안함과
영어로는 물어보지만 우린 노래도 못들어봤고 춤도 본적이 없다고 영어로 말해도 그걸 못알아듣고 캔유댄스 계속 외치는 리포터에 대한 황당함, 그 모든걸 뒤로한 채 아르마스 광장으로 고고~
아르마스 광장이 바로 내려다보이는곳에 호스텔이 있다는데 도저히 못찾겠다.
아르마스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에 호스텔이 있다면 정말 호스텔 장사 잘되겠다 설마 했는데..
우린 호스텔 못찾고 근처에서 핫도그 먹다가 핫도그 파는 아저씨에게 물어봤는데 일본어로 대답해줬다.
근데 웃긴건 내가 알아먹었다는거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 수업 잘 들었나보다.
호스텔은 정말로 광장 둘러싼 건물 중 하나였다. 엘리베이터도 엄청 오래된걸 타고 6층으로 올라가니 있었다.
여기 호스텔은 도균이가 강추해서 온 곳인데 도균이 이야기를 하니 사장이 반가워했다.
호스텔도 넓고 고풍스러운 느낌이고 경치도 좋다.
그리고 우리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도미 1일 숙박시 8천페소인데, 2일 묵으면 하루에 7천페소, 3일 묵으면 하루에 6천페소에 해준댄다.
그래서 한방에 3일 묵기로 했다.
버스에서도 하루종일 쉬었지만 일찍 자리에 누웠다.
샤워실을 가야하는데 운동화밖에 없어서 씻기가 싫다. 그냥 누워버렸다.
어짜피 피곤하니 잤다가 내일 아침에 씻어야지.
잠이 금방 온다.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호텔 조식 포함이라고 해서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쿨피스같은 주스에 맛없는 빵 두개. 남미에서 먹은 빵 중 가장 맛없다. 볼리비아에서 50원하는 기본빵도 이거보단 나은데..
어쨋든 밥 먹다가 호텔 시계를 보니, 정말 한시간 땡겨져있다! 티비 시계도 그러네?
리셉션에 오늘, 한시간? 하니까 더~ 라고 하더라. 시계 한시간 더 빨리 맞추니 좀 급해진다. 벌써 열한시!
얼릉 짐 챙기고 열두시 되기 전에 체크아웃.
와이프가 어제 산 가방은 이쁘다. 헤헤
한국가면 내 17인치 노트북 넣어야지
난 가방을 언제 살 수 있을까?
시내엔 일요일이라 그런지 이제 열두시밖에 안되서 그런지 거의 문을 닫았다
지금 버스타러 가기엔 시간이 너무 남을거 같아서 바다사자 보러 또 가기로 했다!
일요일 점심은 분위기가 또 달랐다. 어젠 완전 썰렁했는데 오늘은 가게들이 문을 열었다.
시내는 썰렁한데 여긴 문을 열고? 칠레사람들의 영업시간을 아직 모르겠다.
생선가게가 많다. 현지인들이 많이들 장을 보고 있었고,
동물 구경하러 나온 현지인도 어제보단 훨씬 많았다.
생선가게에서 손질하고 내장을 바닥에 버리나보다. 펠리컨들이 대기하다가 집어먹는게 신기하다
또 바다쪽으로 버리기도 하는데 여기도 바다사자와 펠리컨들이 대기 중이다.
이렇게 먹을거를 줘도 되나 싶다. 정상적인 활동은 안하고 게을러가지고 사람이 주는 먹을거나 받아먹는 습관이 생겨버린거 같다.
조금은 씁쓸하다. 그치만 이 기이한 풍경이 지나가는 우리에겐 신기하고 즐겁긴 하다
이름모를 생선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파는 아저씨가 있어서 이걸로 점심 해결했다.
빵 사이에 생선과 토마토, 양파를 끼워서 팔았다. 터키에서 먹은 고등어 케밥 생각나는데 맛은 그것보단 덜하다. 생선 양념이 잘 안됐고 고기 식감도 고등어같지 않고 갈치같음.
아저씨가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이런저런 얘기 해줬다. 페루에서 어제 왔다고 하니 어땠냐면서 페루사람 별로라고 한다. 칠레사람은 페루 싫어하는거 같다. 또 페루사람도 칠레사람 싫어하고, 사이가 안좋은 듯.
덕분에 입천장은 까졌지만 싼맛에 잘 먹었다. 1200페소.
생각보다 여기서 구경을 또 많이 해서 시간이 어느덧 1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서둘러 콜렉티보를 타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어디서 타냐고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근데 정확히 어디서 타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어느쪽 가는걸 타라고만 알려준다.
아마 버스 지나가는거 손 흔들어 세우면 되나보다.
근데 시간이 1시 20분이 되자 마음이 급해졌다. 승용차가 와서 빵빵대자 터미널 가냐 물으니 간다고 한다. 택시같이 생겼지만 요금이 정해져있는 조금 다른 대중교통.
합승택시라고 보면 되겠다. 요금은 인당500페소.
근데 타니까 5분만에 도착하더라. 차안에서 기사아저씨가 어디서 왔냐 어디로 가냐 등등 계속 말을 건다. 에스빠뇰이라 아는거만 대답함.
터미널 도착하자 우리 들어가는것도 보고 가려고 하고..친절하다
버스터미널에서 조금 기더리다가 2시에 버스가 왔다.
풀만버스라고 안써있는데..이게 맞단다.
우리가 탄 버스는 fichtur 라고 써있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직 칠레 이틀째, 모르는게 넘 많다.
근데 지금까지 탄 세미까마 버스 중에 앞자리와의 간격이 자리가 가장 넓네? 까마처럼 넓다.
다닥다닥 붙이면 좌석 더 나올거 같은데 그렇게 안했나보다.
게다가 우리 앞자리에 타는 사람이 없었다. 원래 누군가 타기로 했는데 취소한건지 놓친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자리가 더 넓은 느낌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권 확인도 미리 했고(국경도 안넘는데 인적사항 조사)
밥도 줬다. 처음엔 3시 넘어서 주고 그 다음엔 저녁 8시에도 줌
그리고 저녁먹고 중간에 승객들 다 내려서 짐검사 함
사과 가지고 있었는데 국경처럼 과일 안되나? 해서 조금 쫄았다. 근데 그냥 패스. 뭘 찾기위해 검사한지는 모르겠다.
탑승시간이 길어서 오늘만 영화를 4편이나 봤다 에스빠뇰로!
어벤져스 틀어줬는데 우린 이 영화는 두번이나 봤지만 대체 뭔지 모르겠다.
왜냐면 어벤져스 처음 본건 인도에서 힌디어로..그래도 에스빠뇰은 조금 더 알아들었다. 다행이다.
한국가면 아부지랑 같이 봐야지.
담요도 제공해 줬다. 좋구나 침낭도 잃어버렸는데..
내일 저녁에 산티아고 도착한다. 무려 29시간 예정.
지나가다 한 도시의 바다 야경을 봤는데 넘 멋지다. 산티아고는 더 좋겠지?
아침에 숙소를 나왔다. 오늘은 칠레 가야지!
짐이 없으니 짐 다 들고 나와도 부담이 없네 이걸 좋아해야하나?
나와서 남은돈을 칠레돈으로 환전했다.
그리고 나머지 돈으로 엠빠나다 사먹고, 로션도 더 샀다.
난 배터리 충전기를 샀다. 인도에서 봤었는데 성능이 넘 궁금했던 물건!
어제 남미사랑 까페 온라인을 통해 알게된 남미 여행하는 현우라는 친구와 채팅을 했는데 이 충전기를 알려줬다.
안그래도 인도에서 못사서 넘 궁금했던 기계인데 여기서 사게 되는구나
현우라는 애는 산티아고에서 만나기로 했다.
터미널에 다시 갔다. 근데 버스 가격이 다르네?
저녁에만 가격이 올라가는건가? 확실히는 모르겠다
어쨋든 우리가 점심때 가니 1500페소 아니면 10솔이었다.
우리도 참 대단하다 버스에서 가방 털렸는데 다시 버스타고 가다니..
그래도 우리가 털렸던 버스회사는 가기 싫었는데 우리가 털린 버스회사가 어떤건지 알 수가 없다.
이놈의 버스들 전부 회사 이름따윈 없다.
그냥 45인승 말고 더 안좋아 보이는 버스 탔다.
이번엔 순탄했다. 페루 출국, 칠레 입국.
칠레는 페루보다 한시간 빨라서 시간 한시간 조절했다.
아따까마 사막을 안가는 대신 아리카에서 1박 하기로 했다.
이유는 이렇다. 아레끼파 호스텔에 있을때 아침먹으며 내가 어떤 외국인 아저씨와 5분정도 대화를 했었는데
칠레 아리카로 국경을 넘어간다고 하니 아리카 멋진 도시라는거다.
항구에 가면 펠리컨도 있고 바다사자도 있댄다.
바다사자가 있다는건 처음 듣는데.. 아리카에 갔었다는 블로그도 몇개 봤지만 그런 얘기는 결국 찾을 수 없었다.
사실 그때 가방도 도둑맞지 않았다면 어쩌면 야간버스로 바로 다른 도시로 가버렸을지 모른다.
근데 아리카에 오후 세시라는 애매한 시간에 도착하니 사실 확인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버스를 다음날 오후2시 산티아고행 버스를 끊었고(28000페소,풀만)
콜렉티보 버스를 타고 일단 시내로 나갔다.
콜렉티보 버스는 350페소다. 승용차에도 번호 달고 다니던데 이건 500페소.
버스회사 아저씨도 친절했다. 내일 시간이 한시간 더 빨라진다고 알려주셨다.
우리가 이해를 못하자 계속 여러차례 알려주심.
이해가 안된다. 오늘 말고 내일 한시간이 더 빨라지다니. 9월1일인 오늘 땡겨져야 정상 아닌가?
그리고 론리를 봐도 10월부터라고 나오던데
모르겠다. 내일 확인해보기로~
아리카 시내 구경을 하니 역시 페루와는 또 다르다.
21 de mayo 거리였는데 우리나라 중소도시의 차없는 시내거리 비슷하다.
여기서 오늘 또 쇼핑을 해야겠다. 도둑덕에 쇼핑의 재미에 푹 빠짐
론리나온 숙소 가니 방이 없대서 근처 옆에 이름모를 호텔 들어감
진짜 이름을 모르겠다. 왜 이름이 없는지 아직도 미스테리.. 어쨋든 더블룸 15000페소 지불.
비싼건지 싼건지는 아직 감이 안온다.
그리고 바다사자를 목표로 나갔다.
21 de mayo 거리 따라 끝까지 가면 무슨 항 비슷한게 나온다. 뿌에르또 아리까 라고 써있다.
거기 화물차도 많이 다니는데, 왠지 들어가면 안될거 같지만, 들어갈 수 있다.
사실 여기가 아닌 거 같아서 찾는걸 포기할까 했는데 와이프가 거기 직원에게 안에 들어가고싶다고 하니 걸어들어가는곳을 알려준다.
항구 바라봤을때 찻길 오른쪽에 들어가는곳이 있다. (그냥 찻길로 가도 되고)
뱃사람들이나 거기 일하는 분들 이 들락날락 하고 계셨다.
현지인 관광객도 진짜 조금 있었다 열명 이내.
들어가니 바예스타섬 갈 때 항구에서 본 큰 새들이 많다. 얘네들이 펠리컨인가보다.
새들도 넘 많아서 신기했는데 좀더 들어가니
우왓! 바다사자가 바로 눈앞에!
이것들이 그냥 뭍으로 올라와서 엎드려 있다
직접 보니 너무 신기하다. 비록 철조망은 되어 있지만
진짜 1미터 앞에 있다. 완전 게을러 터진 모습으로!
그리고 그 외에도 수많은 바다사자들이 수영도 하고 얼굴만 내밀어 우리도 바라보고 그랬다
펠리컨같은 새들은 수백마리다
길에도 많아서 우리가 다가가면 도망가던가 너무 가까이 가면 부리로 공격한다.
그리고 여기 일하시는분이 생선을 먹이로 던저 주던데, 이때가 장관이다
갖자기 게을러터진 바다사자들도 벌떡 일어나서 바다에 풍덩 들어가서 아저씨쪽으로 간다. 개보다 큰 수백마리의 펠리컨들도 그쪽으로 모인다.
아저씨 엄청난 양의 생선을 바다 혹은 바닥에 부으신다. 난리가 난다.
어떤 펠리컨은 혼자 막 집어서 입에 넣는데 목으론 못넘기고 놈기려고 고생하고
혹은 못넘기고 다시 뱉다가 뺏기기도 하고
바다사자들은 그 밑에서 동동 떠서 받아먹는데 막 서로 싸운다 사자소리 낸다 컹컹~
해 질때까지 구경했다. 넘 신기해서
우리도 바다사자 보려고 산티아고 밑에 있는 발디비아라는 곳에 갈까 했는데
딱히 안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 바다사자 원없이 봤다.
그리고 다시 시내로 이동~
칠레 운전자들은 우리가 길을 건너려고 서있으면 멈춰서 지나가라고 한다. 이것은 말로만 듣던 유럽 모 나라 매너인데 칠레에서 경험한다
칠레 사람들이 친절하긴 친절한듯 하다. 그리고 칠레 넘어오자 영어를 조금이나마 할 줄 아는 사람이 페루보다는 많다.
영어를 잘 한다는게 아니고, 예를 들어 가게에 들어갔을 때 점원이 에스빠뇰로 말하다가 우리가 잘 못하는걸 보면 짧은 영어로라도 물어보더라
저녁은 식당들이 비싸다고 들어서 맥도날드 1100페소짜리 햄버거로 때웠고,
여기서 와이프 배낭 구매에 성공했다.
이쁜 배낭을 발견한 것이다! 비록 노트북 가방이었지만,
한국 가서 내가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ㅎㅎㅎ
그리고 여기 21 de mayo 거리에 대형 마트도 있다. 마트에서 내일 먹을거랑 음료 사다가 숙소가서 쉬었다.
숙소는 좀 아쉬운게 와이파이가 리셉션에서만 된다.
신호 진짜 더럽게 약함. 진짜 리셉션에서만 잘됨 근처 소파에서도 안됨
그냥 포기하고 티비보다가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더 묵기로 결정했다.
왜냐믄 배낭이 없어서 나갈수도 없다.
오늘은 꼭 배낭을 사야 할텐데
게다가 어제 내 속옷을 못샀다. 그래서 자기전에 빨래를 했는데..
안말랐다! 이 이름모를 페루 도둑놈땜시 노팬티로 나가야 하다니. 일단 내 속옷이 급하다. 어제 살껄..
가서 속옷도 샀고(페루 남자속옷 이상하게 비쌈)
진짜 다리가 다 아플정도로 따끄나 구경 한듯
근데 저녁때까지 둘다 배낭을 못구했다
여기서 아웃도어 매장을 못봤다. 쇼핑센터는 동대문같이 생겨가지고 짝퉁들이 판을치고, 그래서 가방은 정말 질이 떨어졌다.
딱 한군데 노스페이스 짝퉁 가방을 찾았는데,
이건 우리가 여기서 본 가장 나았다. 근데 짝퉁인데 비쌈
내가 잃어버린 배낭보다 비쌈
그냥 몇만원 더 주고 진퉁 사고 싶었다
결국 저녁먹으며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이천원도 안하는 비닐가방 삼
현지인들 장사꾼들 들고다니는 가방이다. 국경 보따리상 뮬건 넣고 다니는 가방.
우린 그중 가장 멋진 곰돌이 푸 비닐가방으로 선택했다는거.
저녁에 이틀간 쇼핑한 물건들 곰돌이 푸 비닐가방에 넣어보니 넘 웃기다
이런 어이없고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도둑놈에게 감사.
아니 감사는 아니겠다 잘먹고 잘살아라 치사하다 쳇
페루의 진짜 마지막 밤이구나
밤새 꿈을 꿨는데 배낭 찾는 꿈을 꿨다.
누군가 배낭을 매고 가는걸 발견하여 내가 그놈에게 드롭킥을 하거나, 배낭이 쓰레기더미에 버려져서 줍는 꿈이었다.
어제 제대로 충격 먹었나 보다.
와이프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소리가 힝 배낭안에 ㅇㅇ있었는데! 였다. 나도 알파카 인형~을 외침.
한국으로 돌아갈까도 고민했는데 오기로라도 여행을 정상적으로 마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얼릉 재정비를 해야한다.
일단 체크아웃 하고 와이파이가 되는 호스텔로 가기로 했다.
밖에 나오니 경찰복 입은 사람들이 행진을 했다. 아이페루 가서 물어보니 오늘이 경찰의날 비슷한거였다.
행사가 크진 않았다. 그냥 그거 뿐이었던거 같다.
메르까도 센트럴에 가서 속옷도 사고 샴푸도 샀다. 사면서도 우리 신세가..참 그렇다.
목말라서 약간 큰 수퍼에 제로콜라 사러 갔는데 거기서 새우깡과 양파링 발견!
과자 하나에 이천원이 넘네.. 근데 넘 반가워서 새우깡 하나 샀다
수퍼마켓 나오면서 보니 근처에 별 두개짜리 호스텔이 보인다.
와이파이도 되고 엄청 깔끔하면서 더블룸 60솔.
공유기를 층마다 많이 놔뒀다. 방에서도 빵빵하게 터진다.
바로 체크인!
와이파이 되자 우리 여행자보험을 확인 해봤다. 난 사실 휴대폰만 보상해주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휴대품 이었다.
난 왜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었을까? ㅎㅎ
일단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도라도 해보는게 좋겠다 싶어서 점심 이후로는 경찰서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길에 한 쇼핑몰 발견해서 와이프 후드티와 신발을 구입!
아디다스 신발인데 싸다. 내 짝퉁신발과 별 차이가 없다. 배아프다
후드도 푸마 정품으로 샀다. 이뻐서
그리고 아이페루에 경찰서 물어봐서 찾아갔다. 가서 도난증명서 끊으러 왔다고 하니 관광경찰들에게 보낸다.
관광경찰들은 여경들만 있었고 거기서 친절하게 우리 얘기를 들어줬다. 물론 구글 번역기로!
결론은 도난 증명서는 자기들은 발급해줄 수 없고 아까 왔던 경찰서에 가야 한다는 것!
어쨋든 우리는 우리 상황과 분실물들을 최대한 영어로 썼고 그걸 구글번역 한 다음, 그분들이 문법에 맞게 편집을 해서 출력을 했다.
그리고 그나마 영어 단어 좀 아는 여자경찰분이 우리와 함께 경찰서에 같이 가줬다.
같이가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오래 시간 지체되다가 진술서 작성.
모르겠다 짬이 안되는건지.. 여경분이 직접 손으로 작성한다.
추가로 더 자세한 상황과 도둑의 인상착의, 무슨옷을 입었는지, 피부색은 뭔지까지 우리에게 물었고 그걸 손으로 다 작성 해 줬다.
그렇게 A4용지 가득 작성했고 사실관계 확인때문이었나? 아님 뭔지 모르겠다. 어쨋든 한시간 후에 오란다. 오늘 해주긴 해주려나보다.
여경분은 다시 자기 일하는 관광경찰 사무소로 갔다. 넘 고생했다 이분은.
한시간의 시간이 남아서 내 옷도 사고 중국집에 밥먹으러 갔다.
따끄나 아르마스광장 근처에 있는 치파 상하이 중국집은 진짜 중국인들이 일을 하고 있었고, 볶음면이나 볶음밥도 다른곳보다 꽤 맛있었다. 뿌노도 중국인 가게 있었는데 거긴 정말 별로였음
다시 경찰서를 가니 우릴 어떤 방에 안내 해 줬고
거긴 진짜 형사같아보이는 아저씨가 있었다.
친절하긴 한데.. 막무가내다 에스빠뇰~! 듣기가 안돼~
어떻게 아는 영어 단어가 하나도 없으실까? 흑흑.. 난 멘붕 상태다
와이프가 그나마 정신차리고 에스빠뇰 아는 단어 내뱉어 준다.
아저씨도 우릴 왜 불렀는진 모르겠다. 아마 더 자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겠지? 그치만 우리랑 대화좀 해보니 그냥 원하는거 줘서 보내기로 결심한 듯.
근데 볼리비아랑 달리 아까 그 여경이 쓴 종이를 복사한 뒤 도장찍고 싸인해서 준다. 원본이 있어야 할꺼라고 하니 도장,싸인 있으니 괜찮댄다.
모르겠다 일단 이걸로 시도 해봐야지.
경찰서 나오니 밤이다! 후아...왠지 긴 하루.
그다음은 더 늦어지기 전에 다시 쇼핑이다!
지도에 나온 쇼핑센터에 가보기로 했다. 근처 쇼핑몰 말고 걸어서 십분이상 가는 곳이었다.
가보니 여기도 엄청 크다. 근데 다들 문닫고 있다.
얼릉 둘러보기만 했다. 백팩도 다시 사려고 봤는데 생각보다 싸다. 근데 싼 대신 질도 엄청 떨어진다. 아 그지같다.
그리고 신발파는 가게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는데 여기 뉴발도 있고 넘 이쁜게 많다! 게다가 가격도 싸고! 뉴발 오만원대
둘다 울었다. 여기서 신발 살껄~
내가 더 억울하다. 와이프는 그래도 정품이다.
내일 여기서 쇼핑을 하리라 마음 먹으며 숙소로 향했다.
가다가 어떤 교회 발견..근데 뒷문 열려서 봤더니 결혼식이다
와이프 엄청 좋아한다. 구경하고 가잔다.
결혼 해봤으면서 아직 결혼식 환상이 있나부다
나도 다른나라 결혼식 궁금해서 밖에서 구경하기로 했다.
결혼식은 그냥 교회 예배랑 똑같고, 아오 엄청 길다. 목사님 설교 길어지는듯.
아마 한국 교회에서 하는거랑 같을꺼다. 가본적 있는거같다. 예배순서랑 똑같던 기억이..
오래 기다렸는데 다행히 다른점은 있었다. 하객들 전부 교회밖에서 기다린다.
그리고 신랑신부가 교회 밖으로 나서면! 그때부터 경건한 분위기는 끝.
꽃잎 뿌리는 축하는 기본, 사탕을 신랑신부 면상에 던졌다. 모르겠다 좋은 뜻일거다.
그리고 멕시코삘 옷입은 사람들이 연주도 하고,
신랑신부는 모든 하객과 볼키스를 했다.
둘이 춤도 춘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이에서 축하를 받으며!
그리고 교회앞에서 대기하던 스타렉스 웨딩카에 신랑신부 가족들 다 타고 가더라. 비상등 켜고 경적을 울리며~
신기한 볼거리였다. 웨딩포토 촬영하던 아저씨는 우리가 더 신기했겠지
그래서 우리 사진도 찍혔다. 나중에 그 부부는 우리사진 보며 누구지 할꺼다.
둘이 볼리비아에서 산 이상한 옷 입고 있었는데.. 하필 가방 없어질 때 그 옷을 입고 있었을까?
숙소 돌아와서 쉬었다. 양파링도 하나 더 사먹었고!
따끄나 생각보다는 좋다.
아침에 조식 먹고 일찍 나설 채비를 했다.
한 열시쯤 버스로 따끄나로 이동 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아홉시 넘어 체크아웃을 해서 택시를 잡아타고 터미널로 도착.
따끄나 가는 버스는 플로레스 버스가 많다.
20솔짜리 일반 버스인데 버스 전체가 일반좌석이라 1층 젤 앞자리로 앉았다. 1층엔 좌석이 16개 정도 뿐이라 2층보다 나은듯!
이날 우리에게 벌어진 일들은 지금껏 여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되었다.
일단 따끄나라는 국경도시까지 6시간 걸리는 버스인데 가다가 타이어 펑크가 나서 잠시 지체되었다.
와이프가 이때까진 좀 신났다. 지루한 이동중에 펑크가 나자 사진도 찍고 구경도 했다.
버스회사 아저씨도 왠지 좋아하셨다. 발랄하고 버스 수리에 관심많은 동양 외국인 여자사람이 싫진 않으신 듯 하다.
나중에 타이어 교체하면서도 일부러 보여주셨다. 못이 박혀있는걸.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여 일곱시간이 넘게 걸렸다!
도착하자 배가 고파서 버스 가격만 확인하고 터미널 근처에 밥집에서 마지막 만찬..일줄 알았던 저녁을 먹었다. 닭도리탕 비슷한 요리였고 맛있고 5솔로 저렴한 축에 속하는 음식이었다.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서 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음료도 사고 과자도 사고 화장실에 가서 양치질도 한 뒤 이미 어둑어둑해진 이후 버스를 타러 갔다.
이상하게 버스비는 10솔이 아닌 12솔이었고, 칠레페소로 내는게 더 이익이었다. 칠레페소는 2000페소다.
여권을 주고 버스에 배낭을 가지고 올라탔다. 버스 짐칸도 닫혀있고 우리 배낭도 큰편이 아니라서다.
배낭을 가지고 타서 자리가 조금 불편하긴 했다. 칠레 입국종이가 있어서 작성.
버스엔 외국인이 우리밖에 없었다. 우리처럼 페루에서 칠레 넘는 외국인이 얼마 없나?
근데 문제가 또 터졌다. 버스가 또 고장이 났다.
터미널에서 출발한지 5분도 안되어 길거리에 섰다.
버스회사 직원들이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버스는 작동이 안되서 회사에선 다른 버스를 보내줬다.
버스를 옮기며 배낭들을 오히려 잘됐다 싶어서 짐칸에 넣었다.
우리가 짐 넣을때.어떤 아저씨가 짐을 넣어줬다. 우리 짐도 넣어주고 다른 현지인 짐도 넣어줬는데 난 새로 온 버스 기사인줄 알았다.
와이프는 이상하다고 생각 했댄다. 처음보는 얼굴이라서..
왠지 이때 털린 것 같다. 짐 넣고 바로 올라탔고 여긴 터미널도 아니니깐.
난 버스 고장난게 다행일지도 몰라 우리 짐을 짐칸에 넣고 편하게 가잖아~ 라는 멍청한 말도 했다.
페루 출국할때 다들 내려서 출국심사 받는데 외국인은 우리뿐이라 출국심사 하는 직원이 둘다 당황했다.
덕분에 우리때문에 출국이 늦어졌다.
우리보고 페루비자가.왜 없냐고 그러고..
우리 여권을 보고 북한인지 남한인지 모르는 직원들이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이쪽으로 출국을 얼마 안하는 걸까? 아님 신입사원일 수도 있고~
출국 마친 뒤 칠레 입국장으로~
여기선 가진 짐을 가지고 들어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근데.. 버스 짐칸에 우리 배낭이 없다.
설마설마 했다 이때까진.
아저씨가 당연히 알고 있겠지 했는데 모른댄다. 너무 태연하다
패루 출국하던 어떤 현지인이 영어를 할 줄 알아서 통역해줬는데.. 왜냐면 여기는 페루니깐~ 이랬다.
잃어버린건 유감이네 그치만 어쩔 수 없다 왜냐면 여긴 페루잖아.
와.. 여긴 인도잖아 란 비숫한 문장이다. 여긴 페루잖아 라니..
버스회사 직원은 칠레 갈꺼냐 말꺼냐 가지고 얘기한다.
페루에서 잃어버렸으니 페루 관할 그러니 우린 페루로 돌아간다고 했다.
페루 가서 폴리스리포트를 받던가
혹은 칠레보다 저렴하다고 생각되는 페루에서 쇼핑을 하기로 결정.
그리고 혹시 모르니 일단 국경으로 가보기로 했다
페루 국경 가서 물어보니 페루 출국시엔 버스 물건을 꺼내서 뒤지지 않는댄다.
결국 여기서 짐칸을 안열었다면 그 전에 털렸다는 얘긴데..
페루 국경에서도 넘 정신 없었다.
아무도 영어를 할줄 아는 사람이 없다.
어떤 젊은 남자가 영어 할줄 안다고 왔는데 나보다 못하는거 같고..아마 그중에 영어를 할 줄 아니까 보냈을텐데,
결국 구글 번역기로 대화했다!
국경 경찰와 대화의 주된 내용은 칠레 넘어갔다왔냐.. 칠레에서 잃어버린건 아니냐, 버스가 칠레버스다. 칠레가서 해결해야한다. 이런거다. 책임회피 하려는 모습에 화가 났지만 그럴 힘도 없다.
생각해보니 국경에서 이것들이 뭘 어떻게 해줄거같지도 않고,(얘네 잘못이 아니니깐) 결국 우리가 마음을 추스리는게 우선이다.
일단 페루 입국을 다시 하고 따끄나로 돌아갔다.
와이프는 지금 세면도구도 없고 썬크림같은 화장품도 없어서 오늘 당장 씻지도 못하고 내일은 밖에 나가지도 못하겠다고 울상이다.
다행히 많이 징징대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난 정말 멘탈 붕괴 됐을꺼다. 나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음.
따끄나 터미널 도착 후 소액 달러 다시 페루돈 환전하고 택시타고 아르마스 광장에 가니 시간이 밤 11시 45분쯤 되었다.
정말 신기하게 가게 문이 다 닫은거 같은데 큰 약국이 열려있다.
와이프 크림과 선크림 샀다. 샴푸도 살까 했는데 힘도 없고 오늘 씻고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냥 잠이나 잤으면!
그래서 대충 보이는 호스텔로 가서 숙박.
아저씨 주무시다 나온거 같은데 그래도 친절하심.
론리에 나온곳인데 와이파이도 없고 전기로 데우는 샤워였다. 별로 추천하고싶진 않음
그냥 처 잤다. 좀 억울해서 잠이 바로 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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