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버스에만 있었던 날이다.

아침에 어딘가에 서더니 아침 먹으라고 한다. 내려보니 같은 회사 버스만 있는 곳.

버스회사 직원이 아침 먹으라고 저쪽 가라고 알려준다. 들어가보니 빵과 커피를 제공했다.

우리도 앉아서 먹으려고 하자 어제 잠시 인사만 나눴던 한국인 아저씨가 와서 말을 걸어 주셨다.

명절때마다 외국으로 여행을 다니신다고 하셨다. 이번 휴가도 2주간 나왔다고 하셨는데 왠지 모르게 회사 사장님 같았다. 휴가를 2주나 오다니..

상파울루, 이과수, 부에노스아이레스, 리오 이렇게 4군데만 계획 잡고 오셨다고..

나중에 페루나 볼리비아 꼭 가보셨음 좋겠다.

잠깐 이야기 하구 얼릉 다시 버스로 들어갔다. 얼마 안가서 이과수에 도착했고 버스에 기름을 넣었다.

그리고 곧 국경에 도착했는데 날이 상당히 더웠다. 분명 세달 전엔 이렇게 덥지 않았는데..

아르헨티나 출국 및 브라질 입국을 했다. 3달 전 여기서 개고생 하며 입출국 두번씩 한게 생각이 나니 감회가 새롭다.

잘은 모르지만 승객 중 한명이 뭔가 문제가 있어서 버스가 떠나지 않고 서있었다.

덕분에 1층에 같이 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면서..

알고보니 둘은 모자지간이었다. 아르헨티나 사람이구 브라질 여행을 하다가 아프리카로 갈꺼라고 했다.

어젠 잘 몰랐는데 여자분은 손자까지 있는 할머니셨다. 완전 히피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나이가 좀 있는 듯 했다.

버스가 서있는 동안 와이프가 그 사람들과 안되는 에스빠뇰로 열심히 이야기를 했다.

갑자기 친해져서 한글로 이름도 써줬더니 너무 좋아했다. 이름이 비비라는 할머니였는데 자기 아들,손자 이름을 알려주며 한글로 알려달라고 했다.

웃긴건 마리화나도 한글로 써달라고 하심 ㅋㅋㅋㅋ

디카로 몰래 보여줬는데 마리화나 나무랑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줌.. 넘 행복해 보이는 사진이었음..ㅋㅋㅋ

어쨋든 이렇게 서로 대화를 하니 그 다음부턴 좀 편해졌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릴 너무 좋아해줬다. 리오에서 숙소 안구했으면 자기들 묵는 숙소 가자고 막 그러는데..가면 마리화나도 있다고 하면서 ㅋㅋ

근데 우린 호텔 예약을 해버린 상태라고 말해줬다. 아쉬워 하는 눈치..

그리고 이날 버스에선 영화와 브라질 가수 공연 등 dvd를 계속 틀어줬음.

그냥 계속 그렇게 영화보고 자고 그랬다. 아님 비비 아줌마랑 뭔가 대화를 하던가.

하루종일 버스에 있었지만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자리가 일단 넓으니까 그런가?

+ Recent posts